카레의 숨은 고수 – Lahore Karahi, Tooting Broadway, London

런던 시내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Tooting이라는 동네가 있다. 예전 런던에 살면서 이 동네만큼 평이 극과극으로 갈리는 동네도 드물었던것 같다. 암튼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잠시 들렸던 런던에서 이곳까지 찾아갔던 이유는 런던에 다시 들리게 될때 꼭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 있어서 였다.


사실상 영국은 세계에서 맛없기로 유명한 동네다. 가득이나 먹을것 없기로 유명한 동네에 광우병과 구제역이 겹치면서 닭만먹을 수 있던 암울한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런던에서 맛있게 먹었던 것으로 기억나는 집이 몇 군데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Tooting Broadway에 있는 Lahore Karahi라는 인도-파키스탄 음식점이다.


사실 LahorePunjab에서 가장 큰 도시 이름이다. 이 인도 북부에 있는 Punjab이라는 지역은 현재 둘로 갈려서 동쪽은 인도, 서쪽은 파키스탄에 있는 동네이기도 하다. 예전 영국 식민지 시대 이후 이곳 음식이 영국으로 많이 건너와서 영국 어디서나 심심치 않게 Punjabi 음식들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영국에선 Punjabi음식이 인도음식이냐 파키스탄 음식이냐 라는 논의는 Kebab갖고 터키와 그리스 애들이 서로 자기 음식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김밥이 한국음식이냐 일본음식이냐 라는 논의 만큼이나 심심치 않게 논의 되곤 한다. 암튼 본인이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이 음식의 origin이 어딘지는 미각하나 믿고 직접 Punjab가서 먹어보기 전까진 알 길이 없을 듯 하다. Karahi는 카레를 요리할때 쓰는 팬 같은 것이다. 그러니 음식점 이름인 Lahore Karahi는 우리로 따지면 ‘서울 뚝배기’ 정도 되겠다...


Poppadum. 얇은빵을 기름에 튀겨서 과자처럼 나오는 음식이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3가지 인도 양념 중, 망고향을 느낄 수 있는 시큼하고 달콤한 mango chutney와 잘 어울린다.


Chicken Korma.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도 카레다. 매운거 잘 못먹는 서양인들에게도 인기있는 카레다. 코코넛우유, 요거트, 크림, 카레향신료를 이용해서 만드는데, 이 맛을 내기 위해서 여러번 요리를 시도했던 기억이 난다. 닭고기 속에는 코코넛 향이 잘 배어져 있다. 자극적인 인도카레의 맛을 요거트와 코코넛을 이용해서 순화시키면서 한입 물었을때 입안으로 퍼지는 코코넛의 향과 건과류의 은은함은 상당히 중독성이 심하다.


Chicken Tikka Masala. 티카 마살라는 어떻게 보면 정통적인 인도음식은 아니다. 우리가 흔히 인도 음식점에서 먹을 수 있는 탄두리 치킨 (마살라 소스로 양념한 빨간색 닭요리)에 요거트와 토마토를 더해서 만들어진 음식인데, 전통음식을 서구화 시킨 메뉴로 보면 되겠다. 그러다 보니 영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메뉴 중 하나이다. 앞에 나온 코르마 보다는 살짝 매운맛을 느낄 수 있는데 이 매운맛은 토마토를 이용해서 내는 것이다 (서양인 기준으로는 맵지만 우리 기준으로 매운건 절대 아니다^^). 실제로 티카 마살라를 영국에서는 샌드위치에도 많이 넣어서 먹는다.


Karahi Aubergine. 가지로 만든 요리이다. 밋밋할 수도 있는 가지를 아주 향이 강한 향신료를 사용하여 자극적인 맛을 낸다. 향신료의 자극적인 맛과 시큼한 맛이 합치면서 가지를 이렇게 요리할 수도 있구나 하고 감동했던 기억이 있다. 레몬즙을 뿌려 먹으면 상큼한 맛을 낸다.


Naan. 인도음식엔 이것이 빠지면 안된다.


오랜만에 들렸던 Lahore Karahi는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그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사실 이 곳은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도 저녁때 되면 꽤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은 음식점이다. Time Out지 등에서도 런던의 맛집으로 몇번 추천도 되어서인지 이 집의 카레를 맛보기 위해 다른 동네에서 찾아오는 손님들도 꽤 있다. 오랜만에 찾아가도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하며 변하지 않는 런던과 그곳에서 맛보던 음식을 먹으며 잠시 옛날 생각을 하며 즐길 수 있던 하루였다.


정우생각END


by 필카의추억 | 2009/05/24 03:33 | Food & Style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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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5/2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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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필카의추억 at 2009/05/25 00:54
다음에 런던 갈때 화이트채플쪽 들리면 한번 방문해봐야겠네요...
방문 감사드립니다^^
Commented at 2009/07/15 22:2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필카의추억 at 2009/07/15 23:29
벵골음식점 Ruchi랑 Kolapata당... 나중에 그쪽가면 들려볼때가 많군 ㅋㅋ 그래도 케밥은 역시 Raynes Kebab House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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